Sous le gui / 수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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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푸하하하본사.

우리 이제 인테리어는 해볼만한건 다한거 같다. 그만하자.

어어 그래 어어 그만하자 이제 인테리어는 안해도 돼

그려 우리는 건축강게 건축허자.

그래!!!! 인테리어 인제 재미없다!!!

그래!!!! 그라쟈!!!!!

워키(양규)야. 근데 우리 다음달에 월급 나오냐?

안나와. 나는 내일 당장 우유배달이라도 알아 볼까혀.

야이씨발!!!!! 일을 맨날 밤새서 하고있는데 왜 월급이 안나오는건데!!!!! 니솔직히 말해라! 어디 돈 빼돌리는거 아이가!

어어 그래그래 어어 그래서 말인데 어어  안그래도 마침 아는동생 친구가 디저트 카페한다고 어어 우리 찾아온다고 하는데 어어.

해야지…

해야지뭐…

하자…

그렇게 하여 별생각없이 시작하게된 프로젝트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 처음엔 정말 아무생각이 없었어요. 만나뵙기전에 디저트카페를 하신다고해서 혹시라도 아기자기한 카페를 갖고싶어 하시면 진짜 토끼를 한  오백마리 그려줄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도 너무 편한데다 심지어 나름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실제로 첫미팅땐 클라이언트가 직접 실측해온 평면위에다가 다짜고짜 토끼를 그렸다니깐요. 막상 그리고 나니까 또 그게 귀여워서 한동안 제 프로필 사진으로썼었어요.네. 맞아요.진지함이라곤 1도 없는 상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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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데 클라이언트와 얘기를 천천히 나눠보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카페를 갖고 싶어하는건 아닌걸 알게됐어요. 성격강하고 독특한 디저트카페가 밀집된 동네(한남동)이어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데다 본인도 그런 타입은 아니시더라구요. 근데 이게 별생각없이 진행하는 모드 이다 보니 좀처럼 진지해지지가 않고 어라 그래? 그렇단 말이지? 하면서 오히려 더 이상한 소리를 막 하게되는거에요.  그냥 대충 돛자리 깔고 케잌 팔라고 하지를 않나. 주인장이 싸이렌 달린 머리띠 쓰고있다가 손님이 벨 누르면 싸이렌이 오색찬란한 빛과 함께 삐용삐용 하게 하자고 하지를 않나. 냉장고든 오븐이든 그냥 대충 갖다놓고 그거 손님 테이블로 쓰고 주원씨(주인)는 그냥 막 돌아다니면서 손님 테이블위에서 케잌 만드세요 캬컄캬캬캬캬캬캬ㅑ컄캬ㅑㅋ캬ㅑ하지를 않나. 지금 생각하면 진짜 무릎꿇고 사과드려야 해요. 근데 사실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우리가 정신못차리고 이 미친 이야기를 실제로 할 생각이었다는 거에요. “

Blight-in-New-Orleans

 

” 그러고 2주뒤였나. 두번째 미팅때 자 이렇게 할겁니다 하고 보여준 사진이에요. 다쓰러져가는 폐가 사진한장보여주고 자자 이렇게 합시다. 이렇게 집이 개판이 될때까지 수리도 하지말고 내버리 두고 잡풀 자라게 바닥에 흙 잔뜩깔아놓고 주방기구 아무렇게나 깔아두고 그거 테이블로 쓰자니깐요. 말같지도 않는 잡소리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모든게 진담인걸 알게된 가여운 클라이언트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11손가는 대로 대충 풀 막 심음.

10왠지 날로먹는 기분.

“좋아요…..저 풀 좋아해여….”

“?????????????”

” 정신나간 애들이랑 2주 지내다보니 클라이언트도 조금 이상해진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토끼 오백마리보다 많이 발전된 안이긴 하지만 현실성이 없잖아요. 이정도는 해야 쿨하지 하면서 살살 긁긴했지만 실제도 좋다고 하시니까 그제서야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아씨 조떄따..그리고 일주일동안 클라이언트는 바닥 어디에 돛자리를 깔아야 하나 하며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IMG_8589site 풍경

” 클라이언트가 돛자리 위치로 고민하던 동안 우리는 정신차리고 이공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한시적으로 꾸미기위해서 식물을 쓰는것이 아니라 식물을 통해서 공간이 정의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됐어요.(사실 취향껏 꾸미는거에 조금 지쳐있어요. 우리가 할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있지만 깊이 관여되어있죠.) 가령 버려진 장소에서 콘크리트를 비집고 올라오는 잡초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생명력을 느끼게 되잖아요. 동시에 무성한 잡초들은 이장소가 사람이 살지 않음을 정의해주기도 하죠.  풀의 생명력과 버려진장소같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대위되어서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에 꽂혀버렸습니다.”

IMG_0215버려진 장소와 잡초의 생명력: 아 저곳에 돛자리 깔고 앉아 디저트와 커피를 마시고 싶다! 무지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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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 있던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남기고 풀들이 자랄수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어요.  바닥의 갈라진틈에 테이블을 설치하고 때가 되어 풀이 자라면 테이블과 풀이 만나는 상상을 했어요. 그 위에 맛있는 케잌이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둘러 앉아서 얘기나누는 장소가 됐으면 했어요.이러한 장소가 주는 감정에 많은사람들이 공감할수있을거라 기대도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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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독립된주방도 확보해 드렸습니다. 그림에서 우측입니다.   이제 손님 테이블위에서 케잌을 굽는 상상은 안하시게 해드렸습니다.매우 행복해 하셨습니다. 삐뽀삐뽀 헤어밴드도 없는 일로…다음에 써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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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심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풀들이 올라올수 있도록 흙과 벽돌을 이용해서 바닥을 만들었습니다. 그림에서 처럼 깊은 공간으로 들어갈수록 토심이 깊어져 높은 풀들이 자랄수 있도록했어요.

점점 올라오는 바닥은 벤치가 되기도 하고 주방의 작업 table이 되기도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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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공간에 담장을 만들어 둘러앉을수있는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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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설계는 끝났다. 쪽수로 밀어붙여 이참에 공사계약까지 완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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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완료(안보이는데 실제로 칼도 들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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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현장을 같이하고있는 홍성은 현장소장님 소매걷으면 문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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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오븐과 주방기기들을 수납하는 볼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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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치 위에 배수판을 깔고 흙을 덮어 식물이 자랄수 있도록 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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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가서 사용할 대리석도 직접 골라서 왔습니다. 옐로우쉘이라는 시리아산 대리석으로 조개껍질이 퇴적되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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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앍하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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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피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위해 테이블의 다리는 고정시키고 상판만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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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을 타고 상판이 움직입니다. 원하는 갯수만큼 붙여서 쓸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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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부착이 가능합니다.  쓸데없이 고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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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가서 조경 미팅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생명력 강한 식물들로 부탁드렸습니다. 조경설계및 시공은 atree에서 해주셨어요. 욘나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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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단단한 하지만 따뜻한 물성을 지닌 벽돌과 공간을 지배하는 푸른식물의 완벽한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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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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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는 식물원의 글래스 하우스모양으로 귀염귀염하게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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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때 그사이에 식물이 있는 그림을 계속 생각했었어요. 미세먼지 걱정끝~산소마시며 대화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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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토심의 지피류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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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토심의 다육식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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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잘난 얼굴이 아니라 기존건물의 외관에 도움이 되는 파사드였으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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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s le gui /수르기는 겨우살이 나무 아래서 라는 뜻의 불어라고 합니다.

쑤레기아닙니다 발음 조심부탁드립니다.

못믿겠지만 토끼에서 출발한 프로젝트 수르기가 이렇게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픈하자마자 핫뜨거핫 하다고 합니다.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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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 푸하하하프렌즈

현장소장 홍성은

금속공사 성현금속

조적공사 브릭메이슨

전기공사 신도전기

설비공사 유진종합설비

도장공사 조한일

조경 설계/시공 atree